인간 세계에 존재하는 호랑이는 변화무쌍하다. 힘과욕망, 그리고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 호랑이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건국 신화인 〈단군 신화〉에 등장하기도 하는 호랑이는 수천 년의 여사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풍습과 문화, 정서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호랑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표상으로서 올림픽 같은 국제적 행사나 국가 대표팀의 엠블럼 등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였다.
한국 미술사에서 호랑이는 민족적 상징이자 신통력 있는 영물靈物인 동시에, 해학적이며 친근한 모습으로 등장해왔다. 이 고양잇과의 맹수는 용맹하고 위엄 있으며, 날쌔고, 세차고 사납지만 때로는 지혜롭고 인자하며, 쾌활하고 익살스러운 인간미 넘치는 동물로 여겨진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신화적 상징으로 번번히 등장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절멸 위기에 처해있지만, 호랑이의 상징적 존재는 역사를 관통하며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 숨쉰다.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코리아나미술관과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호랑이 관련 소장 유물과 회화, 그리고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영상, 회화 및 설치 작품으로 구성된 특별기획전이다. 전시 제목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동명 작품에서 빌려온 것인데, '호랑이'라는 상징적 존재를 향해 오늘날도 지속되고 있는 가상의 믿음을 '살아있다'란 현재혀 동사를 통해 강조하고자 했다. 액운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패용佩用했던 호랑이발톱 노리개, 무관의 의복을 장식한 호랑이 흉배, 포효하는 호랑이의 모습을 담은 맹호도猛虎圖, 익살스러운 모습의 호랑이가 담긴 민화까지, 호랑이는 신분이나 빈부, 사상의 격차를 넘어 널리 사랑받았다. 한편, 현대 작가들에게 있어 호랑이의 상징성은 또 다른 탐구의 대상이며, 역사와 문화, 신화를 관통하는 일종의 매개이기도 하다. 본 전시를 통해 작품에 투영된 호랑이 표상이 지닌 전통과 현대의 맥락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코리아나미술관 X WWF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와 연계하여 마련된 WWF존에서는 전시 협력기관인 WWF(세계자연기금)에서 직접 촬영한 전세계 야생호랑이의 사진들과 함께, 야생동물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전시제목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시기간
2020년 9월 7일 - 12월 19일
전시장소
코리아나미술관 B1, B1
주최, 주관
코리아나미술관 후원 (주)코리아나화장품 협력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WWF(세계자연기금)
전시장르
호랑이 관련 소장 유물 및 회화 ,현대 영상, 설치, 회화 등 총 38점
참여작가
황종하, 김기창, 서정묵, 유삼규, 백남준, 오윤, 이은실, 이영주, 한주예슬, 제시카 세갈 Jessica Segall, 필립 워널 Phillip Warn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