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미협은 〈(사)서미협 사진 영상 컨텐츠 지원〉 사업에 따라
성곡미술관에서 진행 중이 전시를 아카이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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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lection & D Palace
2019.10.1.-12.8
참여작가
김동유, 문경원, 뮌mioon, 박능생, 안창홍, 이두식, 이상원, 이애재, 이창원,
유비호, 장화진, 홍승혜
주최: 성곡미술관
기획: 성곡미술관
후원: 성곡미술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디 팰리스
성곡미술관은 서울의 도심 한복판 덕수궁 선원전 복원지에 맞닿아 세워지는 D Palace
아파트와 협업하여 미술관을 아파트 홍보관으로 개조하고, 생활공간에 작품을 전시하는
«The Collection & D Palace»(2019.10.1-12.8)전을 개최한다.
이 이색적인 시도에 앞서 미술관은 이러한 낯선 환경에서 전시가 어떻게 가능할지,
어떤 형식으로 전시를 설치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미술관과 아파트라는 이질적인 두 공간의 실질적인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미술관은 공적인 공간으로서 전시와 작품 소장을, 아파트는 사적인 공간으로서 거주와
실용성이라는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넓게 보면 모두 그 목적에 걸맞게 디자인된
공간으로서 일종의 예술적 터치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좀 더 나아가자면, 우리는 이미 디자인된 도시에 살아가며, 패션, 메이크업, 디자인 가구와
소품, 음식 플레이팅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일상은 이미 예술과 하나 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장식과 인테리어 대신, 성곡미술관의 소장품과
젊은 한국 작가들의 현장 설치 작업 위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예술 작품과 모델하우스가
상생하고 소통하는 사례를 제시하며, 현대인의 삶과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그리고 예술가들의 현장 작업과 함께하는 홍보관을 열었다는 점에서 ‘작가 지원’에 대한
D Palace의 의미 있는 결단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전시는 지난 25년간의 소장품을 선별해 전시함으로써 미술관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데, 그동안 잊혀진 작가에 대한 재조명과 작품 상태 확인 및 복원의 기회이며,
향후 소장품 방향을 재고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미술관의 얼굴’인 소장품은 기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이며, 나아가 한 사회의 예술 방향을 선도한다.
또한 소장품 연구는 전시의 질과 교육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출발점으로 그 중요도가 상당하다.
대개 소장품전은 그간 수집한 작품을 보여주는 일종의 보고서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기획전에 비해 그 흥미로움이 떨어지고 무미건조하다는 인식을 벗기 어려웠다.
이에 최근 국내외 미술관들은 수장고 자체를 개방하거나, 수장고의 형식의 전시장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소장품을 다채롭게 선보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요약하자면 이번 전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한국미술의 전반적 흐름을 담고 있는
성곡미술관의 소장품과 최신식 주거공간의 만남을 통해 또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
굳게 닫힌 수장고와 화이트 큐브 대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리빙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예술을 보다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욱 사적이고 기술 고도화된 공간으로 변해가는 오늘날의 주거환경에서 소통의 매체로서
예술 작품은 어떠한 기능을 하는가?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예술 작품은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에
그치기보다는 명상의 자극제이자 예술적 감수성을 충족시키는 요소로 작용하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조적 영감을 준다.
이처럼 «The Collection & D Palace»전은 오늘날 리빙과 예술의 밀접한 상호관계를 드러내며,
문화예술의 향유를 통한 보다 더 풍요롭고 품격 있는 삶을 다시금 모색하고자 한다.